매일경제 '더인플루언서'가 산부인과 전문의 세 분이 운영하는 채널 '우리동네산부인과'를 다뤘습니다. 2019년에 시작해 7년째 매주 금요일 영상을 올렸고, 구독자 38만에 누적 조회수 1억 5,900만이라고 합니다. 기사는 "의사 유튜버는 이미 포화 시장"이라는 업계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그런데 병원 유튜브 입장에서 이건 이렇게 읽힙니다.
포화된 건 의사가 아닙니다. '강의하는 병원 유튜브'가 포화된 겁니다.
포화라는 말이 나오는 진짜 이유
요즘 원장님들을 만나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미 다들 하고 있는데, 지금 시작해서 되겠어요?"
저희는 하루에 유튜브 영상을 100건 넘게 분석합니다.
병원 채널은 놀랄 만큼 비슷합니다.
진료실 배경, 가운, 카메라 정면, 질환 설명 10분.
시청자는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이 아닌데, 대부분의 병원 유튜브는 강의를 해버립니다.
시청자 눈에는 이게 전부 한 채널로 보입니다.
그러니 포화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실제로 꽉 찬 건 '의사'가 아니라 '똑같은 형식'입니다.
눈여겨볼 건 구독자 38만이 아닙니다
숫자만 보면 "서울대병원 출신이니까"로 끝납니다.
저는 다른 두 가지를 봤습니다.
첫째, 7년째 매주 금요일입니다.
유튜브는 운입니다. 장담하는데 운이 90%입니다.
그런데 로또는 사야 당첨됩니다.
매주 한 장씩 7년을 산 채널과 석 달 하다 멈춘 채널의 당첨 확률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빅히트 영상에 기본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 기본의 첫 줄이 꾸준함입니다.
둘째, "동네 편한 언니·오빠가 이야기해 주듯"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건 태도가 아니라 형식 이야기입니다.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앞에 사람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쉽게 말하는 것, 그게 병원 유튜브의 형식입니다.
채널이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가 병원이 된다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세 분이 채널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개원했다는 부분입니다.
순서를 보십시오.
병원을 열고 유튜브를 한 게 아니라, 유튜브로 신뢰를 쌓고 병원을 열었습니다.
누워서 유튜브 보던 사람이 일어나서 병원을 예약하게 만드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조회수는 수단이고, 목적은 행동입니다.
저희와 함께한 치과 원장 한 분은 조회수가 크지 않은 채널인데도 "유튜브 보고 왔어요"라는 말을 꾸준히 듣습니다.
대본을 읽지 않고, 캐릭터를 만들지 않고, 진료실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진심이 쌓여 채널이 되고, 채널이 브랜드가 됩니다.
그럼 지금 시작하는 병원은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나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 강의를 버리고 질문에 답하십시오. 시청자가 실제로 검색창에 치는 말로 시작해야 초반 30초에 "어, 나도 그런데"가 생깁니다.
- 썸네일부터 정하십시오. 저희는 썸네일을 먼저 정하고 기획·촬영·편집으로 갑니다. 썸네일이 약속한 것을 영상이 지키는지가 곧 퀄리티입니다.
- 주기를 정하고 지키십시오. 월 4편이든 2편이든, 최소 3개월은 흔들리지 말아야 데이터가 쌓입니다.
솔직한 한계
이렇게 해도 모든 영상이 10만, 100만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저희 내부 데이터 기준으로도 망한 영상이 90% 이상입니다.
10분짜리 영상은 평균 3~4분 보고 나갑니다.
그래도 괜찮은 이유는 조회수가 아니라 퍼널을 보기 때문입니다.
시청, 고정댓글, 랜딩, 내원. 이 흐름이 잡혀 있으면 조회수 500짜리 영상도 문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포화라서 못 하는 게 아닙니다. 똑같아서 안 보이는 겁니다.
지금 운영 중인 채널의 최근 영상 세 편을 열어, 강의인지 대화인지 한번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레코컬쳐의 병원 유튜브 제작 방식을 먼저 보시고, 채널 링크와 고민을 남겨주시면 첫 통화에서 함께 봅니다.